본문 바로가기
Thoughts

고마운 사람들 (feat. 돈쭐)

by stella.bright 2021. 8. 21.
반응형

 

가끔가다가 '사이다 혹은 마음을 울리는 댓글'이라면서

배민 같은 플랫폼에 적힌 글들이 회자되곤 한다.

홍대 철인 7호점 사장님도 그랬고,

한 부모 가정 아이의 생일에 피자 한 판을

기쁜 마음으로 선물한 사장님도 그랬다.

코로나 여파로 직격탄을 맞아

본인들도 힘든 와중에

나보다 더 어려운 남을 돕는 일.

듣기에는 쉽지만, 실천하기에는 글쎄...

본래 사람은 이기적인 존재인지라

나의 어려움이 가장 커 보이고

나의 상처가 가장 아린 법이다.

Easier said than done.

이라 하지 않던가.

나부터도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고

가끔 기부와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위에서 말한 분들은 다행히도

본인들의 작은 선행이 널리 알려져서

그 선행의 배가 넘는 보답을 받고 있다.

보는 내가 다 뿌듯하고 기쁘다.

그러다 우연히 예전에 보고 감명받았던

마음을 울린 댓글과 오랜만에 다시 마주했다.

무려 좋아요를 1024개나 기록한 리뷰다.

암 투병 중이라 도움이 될까 하여 구매했다는 리뷰에

사장님의 진심이 담긴 긴 글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본인도 어려워 폐업을 고민하던 차에

더 어려운 분에게 마음을 전한다며

완쾌라는 비싼 값을 받겠다는

사장님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진심이

많은 이들에게 가 닿았다.

​나도 물론 예외는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이런 일에는 손을 걷고 나서

돈쭐을 내줘야 직성이 풀리는 민족이 아니던가!

 

이미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주문하고 있고,

해당 제품에는 수없이 많은 리뷰가 달려있다.

주문하고 2-3개월 있어야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이미 사장님은 돈쭐 당하고 있으시구나.

홈페이지에 들러 필요한 게 있으면

주문할까 해서 잠시 들렀다.

이런 사장님이 폐업을 하게 둘 순 없으니까!

근데 홈페이지 메인에 팝업창이 하나 뜬다.

'배송 지연 알림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숫자 몇 개가 보인다.

기부 금액이다.

본인이 판매한 상품의 일부를 기부하고 있었다.

물건마다 기부처도 다르다.

필요한 소비를 하면서 원하는 기부처에 기부를 할 수 있다.

 

 

순직 소방관 유가족, 미혼모, 독립유공자 후손, 소아암 환자 등

기부처도 참 다양하다.

기부처 리스트를 보면서 참 사려 깊은 분이다 생각했다.

 

홈페이지를 보다가 순간적으로

마음이 뜨거워진다.

무언가 울컥한다.

'나도 그러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머리를 강타한다.

 

나도 그러하고 싶다.

당장 정기적인 수입이 없고

나도 부모님께 의지해서 살아가고 있어

도울 수 없음에 한탄하다가

좋은 곳도 홍보할 겸,

현재의 감정을 기록하고

나중에 이 마음을 잊지 않기 않기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다.

사실 도우려면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푼, 두 푼 아끼면 할 수 있겠지...

다만 내가 아직 그릇이 그리 크지 못한 것 같다.

아직 충분히 내려놓지 못함이겠지.

 


여담이지만,

취업을 하던 중에 알게 된 프로그램을 통해

한 금융 회사의 마케팅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우리 팀이 내놓았던 문구는

'사는 게 사는 거야'였다.

광고 문구로 생각했던 것이었고,

마케팅 채널까지 모두 생각해서 갔었다.

내가 하는 소비가 나를 만든다는 뜻이었는데,

2018년 당시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었는지

채택이 되지는 않았다.

당시 프로젝트에 자문을 주시던

유명한 현역 브랜드 마케터분이

우리 문구를 보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더 이상 손볼 곳이 없다. 이 팀은 걱정이 없다.

근데 아마 회사가 채택은 안 할 것 같다."

역시나가 역시나였고,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자니

'나의 소비가 나를 만든다'라는 문구가 더욱 와닿는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