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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위기는 위기다!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by stella.bright 2020.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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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후변화를 인식한 첫 번째 세대이자

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이다."

 

조천호 전 기상국립과학원장의 말이다.

어떤가, 울림이 오는가?

 

밑의 사진 두 장을 본 적이 있는가?

 

이코노미스트에 삽입된 그림이다. 링 안에서 지구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싸우고 있는데, 그 뒤에서는 훨씬 거대한 기후변화가 기다리고 있다.
인류를 덮치는 가장 작은 해일이 COVID-19이고 그 뒤를 잇는 큰 해일이 경제침체이고, 가장 마지막에 그러나 가장 거대하게 몰려오는 해일이 기후변화이다.

 

예전에 포스팅했던 '성장이라는 거짓말을 보고'라는

글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참고: stellamoment.tistory.com/21)

 

'경제 성장의 논리를 차치하고

다른 가치를 우선하는 것은

당장 나라를 팔아먹는 일과도 맞먹는 분노를 일으킬 것이다.'

 

사실 나는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얼마나 크게 덮칠지도 모를 기후변화보다는

당장 내일 먹을 것이 중요하고,

당장 내일 입을 옷이 중요하고,

당장 내 다리를 뻗을 집이 중요하니까.

 

인류의 멸종을 가져올 수도 있는

보이지 않는 미래의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것보다

내 앞에 놓인 당장의 편리함을 포기하는 것이 더 어려우니까.

 

우리의 잘못이라고 비난하는 건 아니다.

인간의 사고 회로가 디자인된 방식이 그러하다.

 

 

 

 

 

 


지구의 빙하기와 간빙기의 온도차는 4°C이다.

보통은 만 년을 주기로 움직인다.

인류가 산업혁명 이후 약 100년간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의 온도는 1.1°C정도 상승했다.

우리는 평소 지구의 사이클보다 25배가량 지구를 빨리 데웠다.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의 0.01%를 증가시켰다.

증가한 이산화탄소의 양은 미미하게 보인다.

 

그러나 이는 1초에 히로시마 원자폭탄 5개가

폭발할 때 나오는 것과 동일한 에너지(열)를 붙든다.

 

하루에 40만 개,

1998년부터 계산하면 29억 개의

히로시마 원자폭탄이 폭발한 만큼의 에너지를

지구에 잡아둔 것이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붙잡힌 에너지(열)의

90% 이상을 해양에서 흡수했다.

나머지는 토양을 데우거나 빙하를 녹이는 데 사용되었다.

공기 중에는 2% 미만의 붙잡힌 에너지 혹은 열이 잔존한다.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폭염, 폭우, 장마, 가뭄, 홍수 등의 이상기후는

우리가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붙든

에너지의 2%가 대기 중에 잔존한 결과이다.

 

더 무서운 사실은 지금까지 90%의

열을 흡수하던 해양이 변하고 있다.

해양의 순환이 정체되면서 생기는 많은 변화 중에는

오래도록 지속되는 가뭄, 강력한 태풍, 폭우 등이 있다.

 

지구는 모든 것이 다른 모든 것과 연결된 복잡 시스템이다.

하나가 변화하거나 무너지면 다른 것들도 영향을 받는다.

흡사 도미노라고 생각하면 된다.

 

더욱 무서운 사실은

아직 기후위기는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는 배출된 즉시 영향을 주지 않는다.

대기 중에 차곡차곡 쌓여 수십 년 후의 기후에 영향을 준다.

즉,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이상기후는

1980년대에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지금 현재 우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유지한다면

7~8년이면 지구 온도를 1.5°C 상승시킬 수 있는 

온실가스의 양을 모두 배출하게 된다.

우리는 이를 탄소 예산이라 부른다. 

 

즉, 우리가 배출할 수 있는 탄소의 양을 탄소 예산이라 하고,

지금 현재의 배출량을 유지한다면

앞으로 7~8년 사이에 지구 온도를 1.5°C 상승시키는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는 우리에게 남은 탄소 예산을

모두 소진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바로 기후를 변화시키지 않는다.

다만 수십 년 후에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킨다.

 

 

인류는 갈림길에 서 있다. 

우리가 서 있는 갈림길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해야 겨우 1.5°C 이상 상승을 막을 수 있다.

우리에게는 그리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

 

기후변화는 정부 혼자 대응할 수 없다.

정부, 기업, 개인 즉,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진로를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방향으로 설정하고,

대학원에 입학하였다.

앞으로 큰일이 없다면

나는 기후변화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게 될 것이다.

 

주위 지인들이 가끔 묻는다. 

'네가 언제부터 기후변화에 관심이 있었어?'

 

그럼 나는 대답한다.

언제부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인식한 순간부터 '나 하나라도'라는 마음이라고.

 

 

기후변화청년모임에 소속되어

하루에도 수많은 기사와 행사와 활동들의 보고를 보자면

정말 세상이 변하고 있나? 하는

희망에 부풀다가도

일상 속에서 만나는 내 지인들조차

기후변화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상사 혹은 동료의 험담보다도 못한 것으로

치부해 버릴 때는 현타가 온다.

(기후 우울증이라고도 부른다.)

 

'나 혼자 이리 외쳐서 뭐하나,

결국 이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 것을...'

 

 

위험하다고, 경제 침체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미세먼지는 발톱의 때보다도 못하다고,

기후변화는 인류의 생존문제라고,

매일 우리가 향유하는 이 공간, 순간,

사랑하는 모든 것이 모두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고

아무리 외쳐도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는 것처럼 느껴지는 때가 종종 있다.

 

그럼에도 이 길을 외면할 수 없다.

미래를 살게 될 당사자인 청년 세대이니까.

내가 외면하기엔 기후변화가

몰고 올 영향력이 너무 크니까,

영향력에 비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커뮤니티가 너무 작으니까,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노력을 해보고 싶으니까.

 

 

요즘의 이상기후를 겪으며 다행히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관심이 행동으로,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관심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입으로 하는 관심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나 하나라도'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고,

일회용품을 줄이고, 에너지를 아끼고,

물건은 오래도록 사용하고,

간헐적이나마 채식을 하고,

제대로 재활용 쓰레기를 배출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방안과

ESG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정부의 정책에 관심을 가지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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