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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성장이라는 거짓말'을 보고

by stella.bright 2020.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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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분짜리의 다큐멘터리를 드디어 보았다. 

몇 번을 시도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집중이 힘들었고 계속 미루기만 하였다.

오늘 아침, 마음을 먹고 다시 유튜브에서 영상을 재생했다.

영상을 보면서 내용을 잊지 않기 위해 블로그에 적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다른 일을 하긴 했지만, 12시 30분에 시작한 다큐멘터리가 결국 오후 7시 46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그냥 휙 볼 수도 있는 다큐멘터리이지만, 내가 이해한 바를 한자씩 적고 싶었다.

 

47분짜리 동영상에는 많은 이들이 등장한다.

현재 우리 정부는 경제 부흥책으로 그린 뉴딜을 내놓았다. 

다큐멘터리에서 말하는 녹색 성장 가설을 따른 것이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서는 녹색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결국 우리는 서서히 탈성장의 길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탈성장은 너무나 비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들린다.

언제부터인가 '경제 성장'은 하나의 진리이자 주문이 되었다.

모든 국가의 정책이 경제 성장을 목적으로 돌아가고, 비즈니스, 가계, 개인 모두 경제 성장만을 외친다.

인권, 평화, 환경 같은 구호는 실없는 메아리로 들린다.

경제 성장론자들에게 이들의 구호는 덧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힘을 알아버린 우리에게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자본주의가 절대 진리라 통용되고,

복지 예산을 조금만 늘려도 좌파, 포퓰리즘 같은 꼬리표가 붙는 우리네 현실에 비춰보면

경제 성장의 논리를 차치하고 다른 가치를 우선하는 것은 당장 나라를 팔아먹는 일과도 맞먹는 분노를 일으킬 것이다.

 

처음 탈성장이란 가설을 보았을 때, 비현실적인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더욱 자세히 들여다보니 부유한 국가의 생산과 소비를 줄인다는 것이 완벽히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생태적 부채를 갚기 위해,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거대한 자본의 이동이 필요하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다만, '지금까지 향유하던 삶을 그리 쉽게 내려놓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든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나?

피식민지였고, 자본을 찬탈당한 국가이지만,

이제는 부유국 대열에 들 수 있을 만큼 부강해진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자본주의는 완전무결한가? 현대에서 자본주의는 진리인가? 대안은 없는가?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에서 보았고, COVID-19에 대응하는 선진국가들의 모습에서 보았듯 자본주의는 flaw가 많다.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이 태어난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우리는 자본주의를 신봉하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탈성장이 현실화될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떤 경제 시스템을 선택해야 하는가?

자본주의와 녹색 성장, 탈성장 중 허상은 무엇인가.

 

경제 성장의 본질은 무엇인가? 결국 삶의 질을 높이고, 더 나은 미래를 향유하기 위함이 아닌가?

깨끗한 물과 공기, 식량, 주거지로의 접근성, 안전 같은 가치를 향유하기 위함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현상황을 유지할 수 있다면 더 이상의 과도한 생산과 소비는 필요 없는 것인가?

더 이상의 경제 발전은 필요하지 않는 것인가?

수축 사회로 접어든다면 필요한 노동을 모두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신의 노동 시간을 기꺼이 줄일 수 있는가? 그만큼 수익이 줄어든다고 해도?

기업들은 적게 일하고도 비슷한 수준의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시간당 임금을 기꺼이 높여줄 수 있는가?

이를 위해 필요한 제도는 무엇인가?

 

 

결국 다큐멘터리는 기후변화 대응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해,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메세지를 전한다.

다른 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할 때가 왔다.

 

원주민들이 세계 생물종다양성의 80%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UN 기후변화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한다.

세계 소득 상위 10% 사람들의 소득 중 7%면 전 세계 빈곤을 영원히 끝낼 수 있다.

오늘날의 수준으로 탄소를 배출한다면 전체 탄소 예산을 8년 안에 모두 소진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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