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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귀중한 답장

by stella.bright 2020.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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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이 왔다. 더 해빙의 홍주연 작가님이었다. 

 

 

딱 일주일이 걸렸다. 

 

내가 보낸 메일의 답장이 오기까지. 평소엔 메일이 와도 훑어보지도 않는 난데, 참 신기하게도 그 답장은 메일 알림 진동이 울리자마자 제목을 찾아봤다. 그리고 온몸이 벅차올랐다. 

 

나는 애초에 작가와의 대화, 작가와의 만남, 북 사인회 등을 따로 시간을 내어 찾아가지도 않지만 사실 별 관심도 없다. 그런데 더 해빙의 이서윤 선생님은 꼭 만나보고 싶었다. 사실 책을 읽은 모든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여러 경로와 검색을 통해 겨우 메일 주소 하나를 알아내었고, 만나뵙고 싶다는 말을 진심을 담아 빼곡히 적어 보냈다.

 

답장이 왔다. 홍주연 작가님이었다.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답장에는 그녀의 진심이 가득 담겨있었다. 하루에도 몇 백 아니 몇 천 통의 메일을 받을 텐데... 사실 답장은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답장이 왔다는 사실에 한껏 들떠 있었다. 만나기 힘들 거란 걸 알면서도 보낸 메일의 답장에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구절을 읽는 순간 머리로는 '역시...'라는 생각과 함께 이해가 가면서도, 마음은 허전하고 너무 아쉬웠다. 순간적으로 '내가 운이 없는 사람인가?' 싶은 마음과 함께 잠시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였다.

 

3시간의 머뭇거림 끝에 답장을 썼다. 구구절절 내가 왜 만나고 싶은지, 혹은 지금이 아니더라도 답장에 쓰인 대로 '내 운이 좋은 쪽으로 바뀔 때, 그리고 만남을 통해 내게 큰 행운이 찾아올 수 있을 때'는 만날 수 있느냐고. 또다시 거절해야 하는 작가님들의 마음이 얼마나 불편할지 알 것 같아서 send 버튼을 누를까 말까 고민하길 수십 번. 그냥 눌렀다. 

 

메일을 보내고 집을 나와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에 갑자기 내가 보낸 답장이 부끄러워졌다. 이서윤 작가님이 말한대로 사실 인생이란 내가 빚는 밀가루 반죽인데.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키워드를 무의식에 심느냐에 따라 내 인생이 바뀔 텐데... 내가 어떤 뱡향으로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내 인생이 바뀔 텐데 말이다. 

 

이서윤 선생님이 내 블로그를 읽으셨다고 했다. 내가 메일에 첨부했던 내 생애 첫 책 리뷰이자, 정말 미숙하고 부끄러운 나의 첫 공개글을 말이다.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녀가 내 블로그를 들렀던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왠지 기분이 좋았졌다.

 

그리고 내가 받은 귀중한 답장의 구절을 빌려오며 이 글을 마친다.

 

 

"숨쉬고 있는 늦은 때란 없습니다. 행운은 지금부터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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