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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샌드위치 이야기 (모든 관리자들에게 전하는 제언)

by stella.bright 2020.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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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조직 사회에서 중간 관리자들을 샌드위치라 일컫는다.

위로는 상사, 아래로는 팀원들 사이에 낀 샌드위치의 베이컨 같은 존재.

 

이 책은 이들을 위해 쓰인 책이다.

책의 저자는 심리학자이자 조직 개발 컨설턴트로 샌드위치들에게 

죽어라 열심히 일하지 않고, 현명하게 일할 수 있는 6가지 제언을 담고 있다.

 

 

이 책은 2007년 한국어 번역 초판이 인쇄되었으며,

내 책장 속에 자리 잡고 있던 먼지 쌓인 책이었다.

샌드위치 이야기라는 제목과 허여멀건한 커버에 관심도 주지 않다가

어느 날 '출근길이 행복해지는 비즈니스 우화'라는 작은 제목을 보고 책을 펼쳤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샘과 존이다.

사촌 지간인 둘은 평행이론에 가까울 정도로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둘이 중간 관리자 위치에 올라가면서 다른 인생이 펼쳐진다.

 

샘은 매일매일 업무에 치여,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일에서 손을 놓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샘이 맡은 팀의 업무 성과는 꼴찌였으며, 샘은 직원들이 무능하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라는 생각으로 실무를 처리했고,

직무상 팀 관리자 역할까지 맡아야 했던 샘은 승진한 후로

누구보다 빨리 출근했고 매일 야근에 치여 살았다.

샘은 더 이상 행복하지 않았다.

 

반면, 존은 그렇지 않았다.

샘과 동시에 승진했으나 존의 팀은 팀과 팀원 개인의 성과 모두 목표치를 웃돌았다.

그는 직원들과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편한 사이였고,

항상 제시간에 출근해서 제시간에 퇴근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주말에는 본인의 인생을 즐길 수 있었다.

일에 대한 부담감 및 압박감으로 하루를 망치는 날이 없었고 무엇보다 그는 행복했다.

 

처음에는 존이 운 좋은 상사라고 생각하던 샘은 어느 날 존을 찾아가 조언을 구한다.

존은 샘이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존도 샘과 같은 실수를 범했고, 그로 인해 팀의 성과뿐만 아니라 팀원들의 사기도 저하시켰었다는 것.

 

책은 샘이 존의 조언들을 하나씩 차근히 수행해나가면서

팀원들과의 갈등을 푸는 내용을 아주 간결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그 과정에서 팀원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내용도 언급되고,

관리자로서 팀원에게 효율적으로 업무를 지시할 때 필요한 6가지 단계가 등장한다.

 

1. 미리 준비하라 (팀원에게 일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 있도록)
2. 업무를 명확히 정의하라
   (업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상대방에게 반복 진술하게 해서 정확히 이해했는지 살펴보라)
3. 업무의 일정/기한을 정확히 알려라
4. 업무 수행 중에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를 명확히 하라
5. 체크 포인트를 정해서 진행 과정을 점검하라 (프로젝트가 크고 복잡할수록 이 단계는 중요하다)
6. 반드시 사후 보고를 하게 하라 (잘된 점, 개선할 점, 배운 점)

 


 

나는 언젠가 관리자 직무에 오를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팀장의 직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팀원의 입장으로서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부분이 있었다.

팀원 중 한 명이 실수를 범한 후, 샘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질문을 하는 부분이다.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 왜 정확히 다시 말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느냐'라고 묻는 부분에서

샘의 팀원은 "저를 멍청하게 생각하실까 봐 두려웠습니다. 게다가 시킨 일이 뭔지 대강은 이해했기 때문이죠.

단지 아주 구체적인 사항 몇 가지를 놓친 겁니다."라고 답한다.

 

SNS에 돌아다니는 신입사원의 덕목 중에는 '제대로, 완벽히 이해한 후 일을 시작한다'라는 항목이 항상 포함된다.

그리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것이 소통의 과정, 그리고 일을 하는 과정에서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도 안다.

머리로는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

다만, 나의 상사가 기분이 안 좋거나,

일에 허덕이고 있을 때 한번 말해준 것을 다시 가서 물어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들이 나를 어떻게 판단할지도 두렵다.

 

 

사실 책을 읽다보면 이 책에 나오는 6단계는 너무나 당연하다 못해 common sensical 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실무에서 일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렇게 당연하고 쉬워보이는 6단계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중간 관리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그들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그 역할을 처음 수행하는 것이니 당연히 시행착오가 수반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너무나 당연한 듯한 프로세스를 정리해놓은 이 책을 이 세상 모든 샌드위치들에게 권하는 바이다.

심심한 위로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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